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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안산 A유치원 전경. 2020.6.28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질병청 '역학조사 보고서' 늦어져
정부 원인 발표뒤 한달 넘겨 발송
警 "검토후 원장 구속여부 등 결정"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장출혈성대장균(O157)' 집단감염 사태(6월 24일자 1면 보도=안산 유치원 '장출혈성대장균 집단감염' 환자 4명 추가) 원인이 '냉장고의 성능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질병관리청의 늑장 대응으로 경찰 수사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경찰은 그간 질병관리청 역학조사가 넘어오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는데, 질병관리청은 전날(15일)에서야 역학조사 최종보고서를 공문으로 발송했다.

지난달 정부가 안산 유치원 사태로 유치원·어린이집 전수점검 결과에 따라 각종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경찰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원장 등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한 것이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전날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안산 A유치원에 대한 역학조사 최종보고서를 공문으로 받아 검토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달 12일 안산 A유치원 식중독 사고 원인으로 냉장고 성능 이상을 추정했다. 적정온도보다 10℃ 이상 높은 곳에 식재료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대장균이 증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현재 원장을 포함해 유치원·식재료 업체 관계자 등 6명이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있고, 지난 8월 정부는 이들을 역학조사방해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경찰은 역학조사 보고서를 검토한 후 검찰 지휘를 받아 구속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인데, 학부모들의 고소가 잇따른 지 석달 가까이 된 상황에서 검찰 송치도, 구속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정부 발표 이후 그간 진행한 역학조사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 필요했고, 청으로 승격되는 등 내부 사정이 겹쳐 공문 발송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했을 때와 역학조사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최종 보고서를 만들려면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담아야 하는 절차가 있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메일로는 지난주 이미 (경찰에) 발송했었는데, 공문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어제(15일)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A유치원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감사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