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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남북 평화 협력과 DMZ 평화적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0 DMZ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0.9.17 /DMZ포럼 홈페이지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임진강 수계의 공동 관리를 위한 '남북 수계관리 기구' 설치를 북측에 공식 제안했다.

17일 개막한 '2020 DMZ 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이 지사는 "남북 교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를 정착시켜 번영의 길로 가고자 한다. 그것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믿는다"면서 임진강 수계 관리 협력, 남북 공동 방역 및 의료 협력, 접경지 사업 남북 공동 조사·연구, 남북 공동 산림 복원 및 농촌종합개발, 대북 수해 복구 지원을 북측에 제안했다.

앞서 이 지사는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통보 없이 개방해 임진강 유역에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연천·파주 내 저지대 위험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점을 감안, 임진강과 북한강 등을 남북이 공동관리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북한강 물은 동해로 빠지고, 임진강 물은 예성강으로 빠지는데 이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말고 관리하면 발전도 할 수 있고 부족한 용수 확보도 할 수 있어 남북 모두 이익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황강댐 방류 등으로 인한 연천·파주지역 수해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 등도 한몫을 했다. 기조연설에서 이 지사는 "남측은 홍수 피해를 막고 북측은 물 부족 사태 예방과 전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해 방지와 통합적인 물 관리를 위해 공동 수계 관리 기구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개풍·개성 일원에 '남북 공동 의료·보건 방역센터'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코로나19 등 전염병이 경계를 넘어 남북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피해를 막고 안전을 확보하려면 공동 방역 협력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남북이 앞서 합의한 대로 한강하구 남북 공동 수로 조사를 재개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비무장지대 내 평화공원 조성을 이행하는 한편 도가 관련 물품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이끌어낸 만큼 개풍양묘장·농촌시범마을 조성에 대해서도 협의를 재개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는 가능한 형편에서 조건 없이 대북 수해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도는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 5가지 제안을 실현하려면 북측의 참여가 꼭 필요한 만큼 통 큰 결심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의 DMZ 포럼은 'DMZ는 평화를 원한다'는 주제로 17~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