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추가 확보 못한 병원 '발동동'
1곳당 1일 100명 제한… 걱정 커져
"코로나19로 무료 접종 대상도 지난해보다 늘고, 실제 예방 접종도 많을 거 같은데…. 올해는 백신 부족이 더할까 걱정이에요."
22일부터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도 내 병원이 백신 수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백신 부족 현상이 최근 몇년 간 지속됐는데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로 일반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무료 접종 대상도 확대되면서 올해 백신 확보에 어려움이 더 커졌다.
18일 수원 A소아청소년과를 찾아 백신이 부족할 것에 대비해 제약회사에 재주문이 가능하냐고 묻자 "(재주문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의 다른 B소아청소년과도 "예년과 달리 신청한 만큼 백신을 받지도 못했다.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올해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무료 접종 대상자가 500만명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트윈데믹을 우려한 정부가 올해 무료 접종 대상자를 기존 생후 6개월~12세에서 18세로, 노인 기준도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늘어난 접종 대상자만큼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제약회사에 백신을 구입해야하는 일선 병원들은 백신 확보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더구나 수원이나 화성 등 도내 일부 시·군은 코로나19 업무로 보건소 예방 접종 업무를 관내 병원에 위탁했고, 정부가 '1일 100명 접종'이란 인원 제한까지 두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하게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택 C소아청소년과는 "여러 제도가 올해 한꺼번에 시행되면서 현장이 어수선해졌다"며 "특히 1일 100명 접종제한으로 100명을 넘기고 온 환자는 다음날 다시 와야 하는 상황이라 예약을 받는 병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무료 접종 대상자를 늘려 차례로 접종하는 계획을 하고 있다"며 "병원들이 골고루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수급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원근·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