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를 둘로 나눠 경기북도를 신설하자는 정치권의 논의가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21일 국민의힘 최춘식(포천·가평) 의원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사심사소위원회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민철(의정부을)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원(동두천·연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심의한 끝에 공청회와 간담회, 토론회, 여론조사 등 여론 수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소위에는 총 64개의 법률안이 상정된 가운데 경기북도 설치법은 15·16번 안건으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소위 위원들은 논의에서 분도 이후 재정 특례 등의 지원으로 경기북부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지역 주민과 정치권이 지난 30년간 분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했고, 경기북부만의 지역 특수성이 있음에도 수도권이란 이유로 중첩규제를 받고 있어 지역발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다만, 소위에서는 분도의 주체가 되는 행정안전부와 경기도, 경기북부지역 의원 간 미묘한 입장 차가 표출됐다.

행안부는 이 자리에서 법안 심의 주체는 국회지만 경기도 입장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여론조사 역시 경기도가 실시하고, 경기도와 도의회의 의견 청취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했다.

행안부는 또 지역주민과 정치권의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하며, 경기 남·북부간 행·재정적 여건과 경제·산업 구조, 분도 예상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경기북부의 재정자립도 및 균형 발전과 자립기반을 마련한 이후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안을 발의했거나 발의에 서명한 경기북부지역 의원들은 분도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소위 위원인 민주당 김민철 의원과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은 남·북부 간 상대적 불균형이 심각하고, 지리적 특수성과 각종 규제로 인한 지역 개발 투자 미흡으로 인프라 구축과 지역 개발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못해 지역경제가 침체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경기북도 설치에 대한 부정적 이유로 경기도의 경쟁력 악화와 독자적 행정주체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되는 점을 지목한 뒤 "경기북부에는 이미 도 북부청사, 도교육청 북부청사, 의정부지법·지검,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 행정 기반이 갖춰져 있다"면서 "분도가 되더라도 행정상 혼란이나 비용 발생이 최소화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현재 경기북부지역 인구는 350만명을 넘어 경기남부, 서울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경기 분도에 대한 여론형성 역시 이미 돼 있고, 행·재정적인 어려움도 없기 때문에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분도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다시 점화되면서 21대 국회가 30년 분도론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