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구, 망루 짓고 추가금 요구
현장 작업자에 골프공·오물 투척
경찰 "피해 최소화할 방안 검토중"
2023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철거가 진행 중인 권선113-6(권선6구역) 재개발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현금 보상을 받은 일부 가구가 더 큰 보상을 요구하며 철거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망루를 세우고, 골프공을 쏴대면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수원서부경찰서와 권선113-6재개발조합 등에 따르면 권선113-6구역재개발사업은 삼성물산과 SK건설, 코오롱글로벌이 손잡고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817의 72 일원 12만6천336㎡에 총 2천178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 측은 철거가 마무리되는 대로 오는 11월 일반 분양(1천233가구)에 나선 뒤 2023년 준공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금 보상을 받은 일부 가구가 보상금을 더 요구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철거가 끝나야 착공계를 낼 수 있고, 일반 분양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접근하는 굴삭기나 현장 작업자에게 골프공이나 오물 등을 투척하고 있는 상태다.
권선113-6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금정산으로 400여명에게 1천320억원을 지급했는데, 일부 사람들이 억지를 쓴다고 해서 더 주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철거가 끝나야 이후 일정이 진행되는데, 일정 자체가 밀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현재 농성 중인 가구는 지난해 11월께 3억9천200만원 상당의 현금보상을 받았지만, 부족하다며 2억5천만원 정도를 더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버스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어서 기다릴 때마다 개가 맹렬하게 짖어대 무서워 죽겠다"며 "시도 때도 없이 스피커를 켰다 껐다 하고, 퉁 소리가 나면서 뭔가 날아가는데 언제까지 저럴지도 모른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합 측은 경찰 대처가 아쉽다고 말한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토요일에 바로 옆 건물을 철거하려 했는데, 어김없이 골프공을 쏴대더라"며 "경찰이 뻔히 보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다며 아무런 조치가 없어 불만"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위험성이 높은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위법행위에 대해선 처벌해야 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해당 철거민들이) 망루로 버티면서 골프공·오물을 쏘고 있는 만큼 상황에 맞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