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안돼 인천시 등 수색 계속
"북측서 경위 확인뒤 총격 추정"
"채무 호소" 자진해 월북 가능성
인천 옹진군 연평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지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피격된 뒤 시신이 불에 태워진 것으로 우리 군(軍)이 24일 공식 확인해 발표했다.
군은 실종 다음날인 22일 해당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피격된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실종자 수색 중단 등의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았고 수색에 동원된 인천시와 옹진군 어업지도선 등은 영문도 모른 채 인천 입항 일정까지 뒤로 미루면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쯤 소연평도 남방 2.2㎞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0호 승조원 A(47)씨가 실종됐다.
이날 정오쯤 실종 사실이 인근 해역에 함께 있던 인천시 어업지도선 201호, 옹진군 어업지도선 517호, 해경 함정 등에 전파되고 본격적인 수색 작업이 시작됐다.
군은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30분쯤 북한 해역인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1명 정도 탈 수 있는 미상의 부유물에 탑승한 A씨를 발견했다. 군 관계자는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실종자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날 오후 9시40분쯤 북한군은 해상에 떠 있던 A씨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하고, 몸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우리 군은 파악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의 이번 행위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해상과 공중에 대한 봉쇄 조처를 강화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은 이와 같이 22일 실종자의 피격 사실을 확인했지만, 수색 중단 등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고 인천시·옹진군 어업지도선, 해경 등은 국방부의 공식 브리핑이 있었던 24일 오전까지 실종자를 찾는 작업에 동원됐다.
인천시 어업지도선 관계자는 "우리도 뉴스를 보고 이런 사실을 알았다"며 "해군에서 별다른 통보가 없어 입항 일정까지 미루고 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군(軍)으로부터 어떤 사실도 통보받지 못해 수색을 계속했다"며 "언론을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경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실종 당시 A씨의 신발이 선박에 남아 있었고 그가 평소 조류 흐름을 잘 알고 있었으며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한 점 등을 볼 때 자진해서 월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위치도 참조
/김명호·김주엽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