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긴 한데… 그래도 서로 조심하려면 어쩔 수 없죠. 차 안에서 먹는 것도 괜찮아요"
민족 최대 명절 추석 당일, 코로나19로 귀성길에 오르는 차량이 줄어들고 휴게소도 포장 판매만 허용하면서 지난 추석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추석 당일인 1일 오후 충청남도 서산 휴게소 목포 방향.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유리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포장한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다.
예상보다 많은 귀성객이 휴게소를 방문한 모습이었는데, 모두 마스크를 쓰고 방역 수칙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다만 포장하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면서 간혹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음식 판매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휴게소 직원들이 열 체크와 출입명부 작성 등을 돕고 있었고, 출입 명부 대신 통화 한 통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휴게소 내부 테이블은 모두 치워졌고, 분주하게 요리를 하고 있어야 할 주방 안은 텅 비어있었다.
지난 추석, 음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던 귀성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줄을 서서 음식을 포장한 후 차량으로 향하던 A(41)씨는 "피곤해서 잠깐 들렀다. 화장실 갔다가 음식만 빨리 포장하고 차로 가려고 한다"며 "지난 추석 때와 비교하면 사람이 많이 없긴 하다"고 말했다.
다른 휴게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라북도 고창군 신림면에 있는 고인돌 휴게소 목포 방향에도 포장하려는 줄만 길게 늘어섰고 휴게소 내부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음식을 판매하는 한 휴게소 직원은 "이렇게 줄이 많이 서 있는 거 같아도 지난 추석에 비하면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지난해 비해 4천만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8월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9억2천424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천167만대, 4.3% 감소했다.
이에 따라 휴게소 매출도 감소했다. 올해 2~8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액은 6천1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천540억원에서 2천376억원(27.8%) 줄어들었다.
정부의 귀성 자체 요청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속도로 이용객들이 가급적 휴게소 이용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당일인 1일 하루 교통량이 전국적으로 581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대가 빠져나가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5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