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채용 자리 줄어 유료상담 증가
추석연휴 취준생들 몰려 과열 경쟁
대기업 출신 직원 자소서 대필까지
'돈 없이 꿈 못꿔' 좌절감 번지기도


'무전무업, 유전유업(돈 없으면 취업 실패하고, 돈 있으면 성공한다)'.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 유행하는 신조어다.

1건당 100만원이 넘는 컨설팅 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코로나19로 비대면 취업 컨설팅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생겨난 말이다.

10월 공채 시즌을 맞아 추석 연휴마저 잊은 취업 준비생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취업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취업 컨설팅 업체들은 이달 공채 시즌은 물론 코로나19로 줄어든 신규채용 자리 때문에 전례 없는 특수를 만났다.

선호하는 기업이나 공기업 등에만 관심을 갖던 취준생들이 줄어든 일자리 때문에 단 하나의 채용공고라도 더 챙기려다 생겨난 현상이다.

실제 1건당 100만원이 넘는 1대1 비대면 컨설팅 상품을 내놓은 A컨설팅 업체에서 유료로 가입해 상담·정보를 얻은 고객 수만 연휴 기간 내내 하루 350명이 넘었다.

B컨설팅 업체의 경우는 대기업 출신 직원과의 1대1 상담을 대가로 50분당 19만9천원을 받고 있었고, 자기소개서 작성 강의는 10만9천원, 면접 강의는 11만9천원이었다.

코로나19로 신규채용 자리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컨설팅 업체에 몰려 과열 경쟁이 붙은 탓이다.

구인구직 업체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 3명 중 2명(62.2%)은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고 구직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고, 그 이유에 대해 이들 중 64.6%는 '코로나19로 채용이 줄어 하나라도 놓칠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에 한 컨설팅 업체는 비용만 지불하면 주요 대기업 현직자에게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거나 1대1 컨설팅을 받으면 자기소개서 대필까지 해 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처럼 고가의 취업 컨설팅 상품이 유행하면서 청년층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돈 없으면 취업도 못 한다'는 좌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최모(28)씨는 "요즘 (취준생들이)다들 비대면 컨설팅을 받으니 무리해서라도 큰돈을 내고 한 번쯤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취업 전문가 장시간 인터뷰와 면접용 제스처, 표정 등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돼 비싼 가격에도 많은 취업 준비생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