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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태극기 다는 날, 한글날 법정 공휴일. 사진은 573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시민들이 '한글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힌 나무 판자에 장미꽃을 달고 있다. /연합뉴스

제574돌 한글날을 맞은 가운데 우리글을 지켜야 할 정부 부처가 무분별하게 외국어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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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인천연수갑)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 받은 '2020년 22개 부처별 공공언어 사용실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정부 부처가 배포한 보도자료 8천689건 중 1천711건(19.69%)에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보도자료 464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1건(54.1%) 지적돼 정부 부처 가운데 외국어 오남용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7.3%, 산업통상자원부 32.3%, 국토교통부 24.8%, 보건복지부 22.6%, 교육부 20.7%, 외교부 20% 순이었다

국립국어원을 산하 기관으로 둔 문화체육관광부는 보도자료 442건 가운데 23건(5.2%)으로 외국어 오남용 빈도가 가장 적었다.

정부 부처 보도자료의 '표기'와 '표기 다듬은 말 사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은 '새싹 기업, 창업 초기 기업, 신생 기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 유예, 규제 임시 면제, 규제 미룸'으로 고쳐쓰도록 했다.

박 의원은 "말과 글이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는 일제강점기에도 한글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정부 부처부터 한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가 배포하는 각종 자료부터 무분별한 외국어 오남용 사용을 줄여야 하고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는 행정용어를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