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이 쓴 것… 법률상 불가능"
의혹 제기에 '정치적 의도' 시사도
옵티머스 사태는 공기업 대출 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5천500억원 가량이 판매된 옵티머스펀드가 사실상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 수천억원의 고객 피해가 예상되는 사건이다.
옵티머스는 광주에 봉현물류단지를 조성 중인 골든코어와 연관이 있는 회사로, 골든코어는 선을 긋고 있지만 옵티머스 자금 일부가 골든코어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했다는 문건에 봉현물류단지 건으로 이 지사가 언급된 것이다.
김 대표가 지난 5월10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옵티머스의 각 고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적혀있는데 채 전 총장 관련 내용으로는 봉현물류단지 사업에 대해 지난 5월 이 지사를 면담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지사는 9일 SNS를 통해 "사기범이 사기를 위해 일방적으로 쓴 내부 문건"이라며 "그런 메모가 발견됐다는 얘기가 여러 곳에서 들렸는데 어이없는 얘기라 무시했었다. 문건에 거론되는 내용은 법률상 전혀 불가능한데다 누구도 하지 않은 허구의 말"이라고 정면 부인했다.
이어 "문제가 된 물류단지의 경우 경기도는 행정절차를 진행하면서 광주시와 협의하도록 요구했는데 광주시의 완강한 반대로 그럴 수 없었다. 인허가 최종 승인 여부는 지난하기만 하다"며 "메모에 등장하는 변호사(채 전 총장)와는 지난 5월 여러 지인이 함께 만나 장시간 경기도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을 뿐 물류단지를 포함한 특정 사업에 대해선 질의나 청탁을 들은 일이 없고 저 역시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직에 몸담은 이래 청탁을 원천봉쇄하려 노력했다. 완고한 기득권에 포위돼 어항 속 금붕어처럼 감시받는 속에서 부정 행정은 곧 죽음임을 십수년간 체험했는데 무리한 행정을 할 이유가 없다"며 "사기꾼의 뻔한 거짓말을 빌미로 누군가를 정치적 곤경에 빠뜨리는 행태는 많이 봐온 장면"이라고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채 전 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서평 역시 입장문을 통해 "5월경 몇몇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해당 단체장(이 지사)을 처음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물류단지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나 인허가 등에 관해서는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