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법 여파 매물 씨말라
1개월 전보다 잔액 2조6911억↑


전국에서 이어지는 전세 가격 상승세만큼 은행에서 전세자금을 빌리는 증가 폭도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뀐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쏙 들어갔는데 치솟은 전셋값이 은행대출 증가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해당 은행들의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천623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2조6천911억원(2.8%) 늘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6년 이후 최대였던 지난 2월(2조7천34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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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대비 전세대출 증가 폭은 지난 2월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3월(2조2천51억원), 4월(2조135억원)에 차츰 감소해 5월(1조4천615억원), 6월(1조7천363억원)에 2조원 아래로 내려갔지만 7월(2조201억원)부터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서 8월(2조4천157억원)과 9월도 증가 폭을 키워왔다.

지난 3개월간 증가 폭이 2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전세대출이 급증한 데 대해 시중은행 업계에선 '전셋값 상승'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개학 직전 시기인 3월과 달리 7~9월은 임대차시장 비수기인데 이례적 전세대출 급등세가 나타난 데다 새 임대차법 시행이 전세 매물을 줄여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경기지역 전·월세 거래량도 지난 8월 1만4천970건, 9월 1만1천797건으로 올해 들어 최다였던 2월(2만7천362건)에 비해 크게 감소하며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이 0.14%(지난 5일 기준)를 나타내는 등 지난해 8월 이후 61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세대출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임대인이 세입자와 연장 계약을 체결할 때 전세보증금을 크게 올려 보증금 증액 연장 계약을 맺는 등의 상황 때문에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