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년씩 소요되는 택지개발
분양시점 수요예측 매우 어려워
교육부-도교육청 자세변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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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중앙투자심사(중투위)에 올려도 평균 30%만 통과된다고 보시면 돼요."

정부는 주택 공급 부족을 이유로 경기도내 택지개발을 손쉽게 추진하지만 막상 택지지구 내 조성된 학교 용지에는 학교가 들어서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기도내 교육지원청에선 '10곳 중 3곳만 학교가 들어설 만큼 도내 학교 신설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교육청도 정부가 추진하는 택지개발에 따라 학교 용지를 확보해도 막상 교육부 중투위는 통과하지 못해 민원폭탄에 시달리기 일쑤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은 분양까지 최대 10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10년 전 학생 수를 고려해 학교 용지를 확보해도 분양 시점이 되면 학생 수가 달라지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교육청 입장에선 학생수요를 예측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택지개발 당시에는 일반 분양을 시도했다가 주택 정책방향이 바뀌어 다자녀 분양으로 추진되면서 오히려 학교가 과밀이 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정기 2차 중투위에서 탈락한 학교 50곳의 부대의견을 분석한 결과, 절반 가까운 24곳이 '설립시기 조정(16곳)', '설립 수요 없음(8곳)'으로 나타나 수요예측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교육부와 도교육청이 바라보는 학교 신설 기준을 서로 협의하고 감안할 수 있는 투자심사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용지를 정하는 도시계획 단계부터 부지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육부 중투위원으로 활동했던 오세희 인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택지개발 등은 지자체와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고 학교 설립은 교육부에서 진행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적정한 곳에 학교 용지가 확보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단계에서 교육청의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기관 특성상 교육부는 전국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경기도는 지역 특성에 맞추기 때문에 상충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경기도에 개발수요가 많은 게 맞다. 그래서 지역 민원에 좌우되는 경향도 크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비어있는 용지에 학교가 설립되지 않고 멀리 통학을 하게 되니까 반발할 수 있어 지역성을 고려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또 "학교설립에 수백억원이 투입되고 이후엔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세금으로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 교육청은 미래 학생 수 추이나 학교 규모 등을 따져 신중하게 계획하고, 중앙정부는 지금보다 유연하게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지영·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