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이해·행정경험 많은 자가 선택돼야
'법정법인화' 이뤄도 자립경영 시간 더 필요
지자체 지원 없이는 생활체육 확대 어려워
사무처장 개방형 공개 모집 방식은 경기도체육회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도체육회 사무처장은 대개 도 출신 공무원들이나 정치인들이 도로부터 내정돼 도체육회 이사회 및 대의원총회에서 의결해왔다. 이번 개방형 공개 모집은 도체육회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도체육회는 지난 1월15일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회장 선거를 시행, 이원성 회장이 초대 민선체육회장으로 선택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 회장을 바라보는 도와 일부 시·군의 불협화음도 잠시 있었지만, 이 회장은 화합을 전제로 모든 것을 수용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박상현 사무처장이 사퇴의사를 보인 뒤 사무처장직에서 물러났고 현재까지 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 회장 선출 후 체육회와 도의 가교역할을 했던 사무처장의 사임은 '뜻밖'이라는 일부 얘기도 있었지만, 일부 체육인은 '이 회장이 도와 분명한 선을 긋고 홀로서기 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에 이 회장은 "체육회 행정을 이끌어갈 사무처장의 장기 공석으로 체육계가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사무처장을 공개 모집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체육회 내부 살림을 꾸리는 사무처장은 외부 기관의 의뢰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체육계의 높은 이해와 행정 경험이 많은 자가 선택돼야 한다. 또 이 회장을 비롯한 도체육회 사무처는 더는 체육계 안팎에서 걱정하는 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제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도체육회는 경기도의 절대적인 예산을 통해 운영됐다. 대한체육회와 17개 시·도체육회장이 자립경영을 위해 '체육회 법정법인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만만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체육인들이 원하는 '법정법인화'를 이끌어낸다 해도 자립경영을 위해선 수년의 세월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도체육회는 그동안 전국동·하계체육대회를 비롯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엘리트 및 생활체육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체육을 이끌어왔다. 종목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고 엘리트(전문) 유망주들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예산이 뒷받침됐다. 지자체들은 종목 육성을 위해 팀을 창단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즉 지자체의 지원 없이는 엘리트 선수 육성은 물론 생활체육 저변확대에도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앞으로 도체육회는 할 일도 많다. 우선 '완전 개방형 공모' 방침 의사에 따라 사무처장 채용계획서를 준비한 뒤 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어 도체육회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쳐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공모한 뒤 선임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다. 이 과정을 통해 신임 사무처장이 선임되더라도 도체육회 규약에 따라 이사회 동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체육인들이 도체육회에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더는 사람으로 인한 소모전보다 '미래 대한민국 스포츠의 산실'이란 점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체육회 사무처 본연의 업무를 해주길 기원한다.
/신창윤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