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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경인일보DB
직거래 원칙 규정에도 불구 방위사업청의 국외구매 상당 부분이 무기중개상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기중개상을 통한 국외구매는 무기 도입비용 상승, 중개수수료를 이용한 역외탈세나 로비자금 조성 등 방산비리의 원인으로 지목돼 정부가 직거래 원칙을 세웠음에도, 여전히 중개상을 통한 구매가 상당 부분을 이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설훈(부천을) 의원이 방위사업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13년 이후 계약을 체결한 6천144건 중 무역대리점(무기중개상)을 통해 3천383건(55.1%)을 계약했다. 절반 이상의 거래가 중개상을 통한 것으로, 금액은 3조2천억원에 달한다.

앞서 2017년 이전에는 무역대리점 중개수수료 신고 규정이 없어 수수료율 확인이 제한적이었다. 2017년 무역대리점 중개수수료 신고제 도입 이후 신고된 총 95건 계약의 평균 수수료율은 5% 가량인데,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2013년 이후 중개수수료만 1천600억원 가량 집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방위사업관리규정은 국외구매의 경우 무역대리점을 활용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200만 달러 이상의 국외구매는 무역대리점을 활용하지 않음이 원칙이라고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방위사업청은 2013년 이후 200만 달러 이상 국외구매 중 무역대리점을 활용한 계약이 60%(올해 70%)에 달해 사실상 원칙과 예외가 뒤바뀐 셈이다.

2020년 9월말 기준 방위사업청에 등록된 무역대리점은 334곳이지만 대부분의 계약 체결은 소수 업체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이후 무역대리점 상위 업체 10곳을 통한 계약체결액은 1조7천억원으로 전체 무역대리점 거래의 54%를 차지한다.

설 의원은 "국외거래 특수성으로 인해 무역대리점 활용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현재의 무역대리점을 통한 거래 비율은 너무 높다"며 "방위사업청은 가급적 직거래를 통해 중개수수료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개수수료 신고제에 대한 철저한 이행점검을 통해 허위신고 등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