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년간 투병했다. 고인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었다. 고인이 삼성을 이끌면서 이뤄낸 성과는 눈부시다. 반도체,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영계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한국 산업 발전을 견인하셨던 재계의 큰 별"이라고 애도하며 이 회장의 정신을 삼성이 이어받아 경영혁신을 선도해달라고 했다.
고인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면서 주창한 '신경영 선언'은 삼성이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천재 한사람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창의 정신을 강조하며 삼성전자를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로 키워냈다. 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고 이병철 명예회장을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직접 안내하는 등 반도체 진출을 주도했다. 특히 '품질중시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이 27년간 삼성을 이끄는 동안 시가총액은 300배 이상 늘어났다.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그는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삼성을 이끌어왔고, 2018년 공식적인 총수자리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계열사 재편과 미국 전장 기업 인수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해왔다. 삼성 관련 수사·재판 리스크로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이 부회장이 이끌게 될 '뉴 삼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영권 승계와 국정농단 관련 재판, 지배구조 재편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금 부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고인은 혁신과 변화를 기치로 삼성신화를 창조했다. 코로나19로 시련을 겪는 기업과 경제계가 본받아야 할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앞날에는 대내외적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서는 과제가 남았다. 고인의 탁월한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지혜롭게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원만한 경영권 승계와 투명한 경영, 원만한 노사관계를 실천해 국민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하는 삼성이 되기를 바란다.
[사설]'혁신과 변화'로 초일류 삼성 이끈 이건희 회장
입력 2020-10-25 20:06
수정 2020-10-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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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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