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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의 폭격에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이르면 내년에 건립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2018년 9월 1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에서 열린 '68주기 인천상륙작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제'. 2018.9.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한국전쟁 71년만에… 내년 건립
"인천상륙작전 앞서 무차별폭격"
市, 귀향대책위 등과 세부 논의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의 폭격에 희생된 월미도 원주민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이르면 내년에 건립될 전망이다.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지 71년 만의 일이다. 인천시는 중구 월미공원 내에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위령비에는 인천상륙작전 승리의 이면에 감춰져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월미도 폭격 피해 주민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기록될 예정이다.

월미도 미군 폭격은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작전상 전략적 위치에 있던 월미도를 미군 전폭기를 이용, 포격하고 기총소사(기관총을 상하좌우로 연달아 발사) 함으로써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 사건이다.

과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병대 소속 항공기는 인천상륙작전을 닷새 앞둔 1950년 9월10일 상륙에 앞서 월미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작은 섬마을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집이 불타고 최소 100명의 희생자가 나왔으나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0명에 불과하다.

과거사위는 우리 정부와 인천시에 ▲미국과의 협상(한·미 공동조사 및 공동 책임) ▲위령 사업의 지원 ▲월미도 원주민의 귀향 지원 등 3가지를 권고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팔미도 등대는 최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고, 이를 그린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흥행을 하기도 했지만 이면에 감춰진 피해 주민들의 역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인천시는 지난해서야 비로소 조례 개정을 통해 원주민 23명에게 매월 생활 안정 자금 25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월미도 귀향대책위원회와 희생자 유족, 월미공원사업소 등과 세부 협의를 진행한 후 하반기에 위령비를 건립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과거사 조사위에서 권고받았으나 한국전쟁의 피해를 부각하기 힘들었던 상황과 아직 정부와 원주민 간의 보상 문제 절차가 남아 있어 계속 미뤄져 왔다"며 "원주민들 간의 협의를 통해 위령비를 세워 인천의 아프지만 중요한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