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노조의 부분 파업 소식을 전해 들은 인천지역 한 한국지엠 협력업체의 이야기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3일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측과 진행하고 있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맞서 사측은 부평공장 투자 관련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지엠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의 단체교섭이 있을 때면 협력업체들은 살얼음판을 걷는다.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진행하게 되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한국지엠에 납품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협력업체도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293개의 한국지엠 1차 협력업체가 있고, 2·3차 협력업체는 3천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올해 남은 기간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코로나19 사태로 입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한국지엠 임단협 조기 타결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부분 파업을 결정했고, 사측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지난해처럼 전면 파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협력업체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과 협력업체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공생관계다. 협력업체는 부품을 생산해 납품하고, 부품을 받은 한국지엠은 자동차를 생산·판매한다.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양쪽 모두 큰 타격을 입는다. 한국지엠 노사에 있어 임단협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지만, 협력업체들은 임단협 장기화로 인한 노사 갈등 심화로 점점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함께 할 수많은 협력업체와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해 한국지엠 노사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협조해 하루빨리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길 바란다.
/김태양 인천본사 경제부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