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고, 미국을 다시 세계의 존경을 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CNN 등 언론이 '바이든이 선거인단 과반수인 273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직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에 투명성 시비를 걸며 일부 경합 주(洲)의 재검표 요구와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고, 바이든의 승리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라 혼란은 곧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내·외 정책 기조가 대전환점을 맞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의 대외기조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미국은 전 세계의 길잡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치유해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존경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운 트럼프의 일방·고립주의에서 동맹과 자유무역을 신봉하는 국제주의로 돌아갈 것을 알리는 예고편이다. 미 행정부가 독단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서 국제 정세도 예측이 가능한 방향으로 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트위터로 바이든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우리의 동맹은 강력하고 한미 양국 간 연대는 매우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바이든의 동맹 강화 기조를 토대로 전시작전권 전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한미 현안이 순조롭게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대북 관계는 불확실성이 더 커지게 됐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불신과 함께 북한 비핵화 협상이 원점으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바이든이 과거 '전략적 인내' 정책을 다시 꺼낼 경우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통상정책 기조는 다자주의 틀 안에서 우방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란 게 경제계 분석이다. 중국과의 대립 구도를 지속하면서 우군을 참여시켜 전선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약속한 바이든이 노동과 환경 분야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과 동참을 강조하면서 주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게 확실하다. 정권 교체기, 미국의 변화하는 정책 기조에 맞춰 우리 안보와 외교,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