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원에 황소 3마리 끌고온 60대 남성 해프닝

/손성배기자 [e-mail]

'소를 타고 수원법원에 나타난 60대 농부는 왜 그랬을까?'

12일 오후 60대 남성이 황소를 타고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법원종합청사를 찾아 소란을 빚었다.

농부인 소 주인 정면채(61)씨는 5살 된 수소를 타고 암소와 1살짜리 송아지까지 총 3마리를 끌고 하광교동 자택에서 약 7㎞를 4시간여 만에 이동해 법원에 도착했다.

정씨는 주차 인식·차단기 앞에서 법원 보안관리대와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소들을 '자가용'이라고 지칭하면서 다른 민원인 차량과 달리 법원 주차장으로 소들을 들여보내지 않자 문을 열라고 요구했다.

정씨가 탄 자가용 소는 번호판이 없어서일까. 차단기는 끝내 열리지 않았다. 법원 후문 우측 소나무에 각각 묶인 소들은 정씨가 종합민원실에서 열람 등사 업무를 처리하고 나올 때까지 엎드려 기다렸다.

암소가 '큰 일'을 봐 보안관리대가 배설물을 치워야 한다고 하자 정씨는 수소에게 매달아 둔 준비한 플라스틱 삽을 꺼내 배설물을 치웠다.

이날 정씨는 묶어둔 소가 자신이 떠난 사이 한 여성을 대가리로 밀어 다치게 한 혐의(과실치상)로 벌금 300만원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한 뒤 사건 관련 기록을 열람하고 복사하려고 법원을 찾았다.

지난 2016년 11월에도 정씨는 기소된 사건의 판결문을 받고자 소를 타고 법원을 찾은 적이 있었다.

정씨는 "판사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자 벌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며 "죄가 없으면 벌금액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자동차는 다 들어가는데, 왜 우리 소는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법원에 사건에 대한 자료를 뽑으러 왔다. 우리 소들은 텔레비전에도 자주 나오는 연예인 소"라는 말을 남기고 이날 오후 1시40분께 법원을 떠났다.

경찰과 법원 보안관리대는 정씨가 민원 처리를 하는 동안 소들과 법원을 찾은 민원인들의 안전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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