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주면 저신용자에게도 대출해준다고 해서…."
지난 4일 인천석남동우체국에 40대 여성고객 A씨가 창구를 찾았다. A씨는 금융창구업무를 보던 박모 주무관에게 자신의 요구불예금 1천770만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주무관은 전액 현금으로 달라는 A씨의 요청이 미심쩍어 "어디에 필요하냐"고 되물었다. A씨는 당황하며 "인테리어 비용인데 현금할인이 있다"고 머뭇거렸다.
불안해하는 A씨를 보고 전화사기임을 직감한 박 주무관은 교육 받은 대로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에 찍힌 전화번호를 조회해 보니 해당 전화번호는 보이스피싱 사기전화로 확인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저신용자라 대출이 안 되는데, 은행직원이란 사람의 전화를 받고 현금을 주면 은행에서 대출받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돈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에도 포천내촌우체국에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캐피탈 사칭 사기에 속은 고객이 사기범에게 1천100만원을 넘겨줄 뻔 했지만, 당시 직원의 빠른 대처로 예방할 수 있었다.
올 한해 경인지방우정청 직원들이 막아낸 전화 사기 피해만 13건, 총액 3억원이 넘는다.
송관호 경인우정청장은 "평소 관내 경찰서 등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직원들에게 전화사기 대응 관련 교육을 지속해왔다"며 "갈수록 고도화·지능화되어 가고 있는 금융사기 피해예방을 위하여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