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부두 4.1~4.6m 최대 0.9m差
7만t급 곡물운반선 북항으로 유턴
인천항만公, 잠수부 동원 정밀측량
내년 하반기에나 준설 가능 할 듯
최근 발행된 해도(海圖)에 인천 내항의 수심이 최대 90㎝가량 얕아진 것으로 나타나 항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국립해양조사원이 발행한 지난 8월 기준 해도에는 내항 4·5·7부두 주변 해역 수심이 기존 5m에서 4.1~4.6m로 얕아진 것으로 표기됐다. 특히, 부두 앞 해역 수심 4.8m 구간에는 암석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항 수심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낮게 표기되면서 내항의 주요 화물인 곡물 하역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내항에는 주로 미주에서 출발한 7만~8만t급 곡물운반선이 입항한다. 7만t급 선박이 내항에 안전하게 접안하려면 30㎝ 이상의 여유 수심이 필요하므로 적어도 바닷물의 깊이가 4.6m 이상은 돼야 한다. 국립해양조사원 해도에 따르면 가장 깊은 지점의 수심이 4.6m에 불과하므로, 내항에 입항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현재도 7만t급 이상 곡물운반선은 수심이 깊은 북항 부두에서 일부 화물을 하역하고 내항에 들어온다. 수심이 얕아지면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화물을 북항에서 처리해야 한다. 게다가 북항에는 곡물 저장고가 없다. 북항에서 하역한 화물을 트럭에 실어 내항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화물 처리 비용이 늘어난다.
인천항만공사 등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합의를 통해 여유 수심을 10㎝로 줄여 선박을 접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4일 잠수부 등을 투입해 내항 수심을 정밀 측량하기로 했다.
정밀 측량에서도 수심이 실제 얕아진 것으로 밝혀지면 준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나 내항 준설이 가능한 탓에 인천 항만업계에선 인천항 곡물 물동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인천항만공사와 부두운영사 등에서는 국립해양조사원 해도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행한 해도는 2019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인데, 이후에도 7만t급 이상 선박이 차질 없이 접안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레이저로 수심을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부유 물질을 해저면으로 잘못 측정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내항은 선박 접안에는 문제없는 묽은 펄이 많다. (해도 제작 과정에서) 이를 해저면으로 잘못 인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밀 측량 결과, 수심이 얕아진 것으로 나오면 내항 수위를 높이고 준설 계획을 빠르게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