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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접경지역의 '통일(특수)법원' 설치 제안과 더불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에 힘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에 위치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청사. 2020.11.24 /경인일보DB


이인영 장관, 사업재개 가능성 시사
이재준 시장 '통일특수법원' 건의
접경지 유일 인구 100만 도시등 이점

"통일시대 대비 이미 초미의 과제"


남북 경제 교류협력 재개를 위한 정부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통일(특수)법원' 설치 제안(11월 23일자 7면 보도=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통일 완성은 '법 제도 통합')과 더불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에 힘이 쏠리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3일 국내 4대 그룹 등 경제인들과 만나 "남북경협의 문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철도 연결과 개성공단을 비롯한 기존 과제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경협 사업을 발굴, 추진하겠다"고 남북 협력 재개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다.

이에 앞서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난 12일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 시대를 대비한 통일특수법원 설치를 건의했다.

남북교류 확대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법률 수요가 급증하게 될 것이 예상되므로 법률분쟁을 맡을 통일특수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다른 법률 체제 속에서 75년의 세월을 보낸 남북 간의 법률적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분쟁의 발생은 필연적이므로 경기북부 접경지역 중 사법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고양시에 통일법원을 설치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제안의 주요 골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문협 관계자는 "평화시대를 대비한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는 원칙적 공감을 했다"며 "통일법원 건의에 대해 고양시와 함께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논의하며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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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23 /연합뉴스

통일 전담(전문) 재판부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통일특수법원 설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정책 제언은 지난해 3월 고양시정연구원에서 처음 나왔다.

안지호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슈브리프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을 위한 정책 제언'에 접경지역 내 유일한 인구 100만 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을 지닌 고양시에 남북관계와 통일문제를 다룰 특화된 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접경지 이점을 살려 지법 승격과 더불어 통일특수법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논리는 사법서비스 접근권 차별 해소를 주장하며 지법 승격을 추진하는 여타 지자체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고양시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타당성 및 추진전략 연구' 용역을 맡아 수행한 장영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지난해 8월 펴낸 보고서에 통일법원 설치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장 교수는 "남북 간 특수한 법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법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양지원을 지방법원으로 승격시켜 고양·파주시민들의 법률적 수요를 충족시키고, 장차 남북통일 시대에 대비해 법적 분쟁을 다룰 수 있는 통일법원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은 이미 초미의 과제"라고 짚었다.

/김환기·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