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 일진전기 부지 매각 '이견'
'섣부른 추진 지적' 市·區 재개고심

인천시와 동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구도심 지역인 동구 화수동 일진전기 이전 부지를 매입해 '복합 신산업 혁신 거점 도시'를 만들겠다는 장밋빛 선언을 한 지 1년이 되도록 사업이 한 발짝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29일 인천시와 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동구 화수동 일대 공업지역을 '일자리 연계 산업 혁신지구'로 조성하기로 하고 '공업지역 산업혁신구역 시범사업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국토교통부 공모로 진행되는 이 사업의 협약식에는 당시 박남춘 인천시장, 허인환 동구청장, 변창흠 LH 사장이 직접 참여해 '동구 개청이래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동구 화수동 소재 일진전기가 2015년 충남 홍성으로 이전하며 주변이 점점 낙후해지자 해당 부지에 창업 보육센터, 근로자 지원주택, 문화·여가·복지·연구 시설을 만들어 일자리는 물론 구도심 활성화까지 도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LH는 화수동 일대 일진전기 이전부지 7만4천147㎡ 중 일부인 2만2천752㎡를 확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진전기 측이 전체 잔여 부지를 모두 매입하지 않으면 매도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토지 매매 체결이 지금껏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일진전기 측이 일부를 매입하더라도 잔여 부지에 대해서는 개발행위를 할 수 있도록 용도 변경 등을 요구했지만, 동구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협약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구체적인 산업 육성 계획을 담은 구상과 기본 설계를 수립해 내년부터 연차별로 조성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1년째 제자리 걸음인 것이다.

토지주와의 매매 관련 기본 협의도 무르익지 않은 채 섣불리 사업 협약식부터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천시와 동구도 사업 재개를 위한 고심에 빠졌다.

인천 동구 관계자는 "일진전기 측과 LH 간 부지 매각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어 아직 사업이 진전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LH는 물론 인천시, 동구에서도 부지 협약 체결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