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확산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가 450명 늘어 누적 3만3천8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583명을 비롯해 사흘 연속 이어진 500명대를 밑돌았으나 수도권은 여전히 매일 200명 넘게 발생 중이다. 방역 당국은 종교시설과 음식점, 밀폐 다중이용시설의 집단감염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대입수학능력시험이 3차 대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전 국민의 자발적인 노력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가 번지면서 학생·학부모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크다. 교육 당국은 수능 연기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한 '안전 수능'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교육부는 의심 증상 수험생과 자가 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장과 확진자를 위한 병원·생활치료센터 시험장까지 준비했다고 밝혔다. 일반 시험장에는 교실마다 책상 앞면에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 수험생 개개인이 방역 수칙을 지켜야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학생·학부모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수능 이후 관리에도 비상인 상황이다. 긴장이 풀리고 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전국 방역시스템에 수험생 발 허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각 학교의 철저한 학사 일정 관리와 가정에서의 생활지도가 절실한 이유다. 논술과 실기를 치러야 하는 각 대학의 준비 상태도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비대면 방식으로 시험과 면접을 치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교육부도 각 대학에만 맡기지 말고 입시 과정 전반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정해 집단 감염을 원천봉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방역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방역은 지난 4·15 총선에서 완벽에 가까운 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부는 이를 두고 수능 방역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총선 때와 달리 3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은 매우 위태롭다. 50만 가까운 인원이 전국 교실에서 8시간 동안 함께 시험을 치르고 밥을 먹어야 한다. 수능 방역의 성패에 따라 K-방역과 3차 대유행의 명운이 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