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정부와 미군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에 따라 주요 기지를 통합하고, 한강 이북 주요 부대를 평택·군산 등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어 간격을 두고 몇몇 미군기지가 환경정화 과정을 거쳐 각 지자체로 소유권이 넘겨졌다. 그러나 경기북부의 굵직한 미군기지는 아직도 미군이 주둔 중이거나 반환이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남은 곳이 의정부의 캠프 레드 클라우드,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 호비 등이다.
아직도 반환되지 않은 미군기지가 있는 의정부와 동두천 등은 지연되는 반환 일정에 답답함을 호소한다. 지자체별로 공여구역과 주변지역 지원을 위한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지만, 반환이 늦어지고 여건이 변하면서 대다수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넓은 남은 미군기지들의 면적은 지자체 차원의 개발을 어렵게 한다.
경기연구원이 동두천시의 사례를 들어 미군 주둔에 따른 기회상실 비용을 추산한 적이 있다. 당시 연구원은 1952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3천243억원,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 해 예산에 달하는 연평균 5천278억원을 시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계산했다.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미군기지는 애증의 대상이다. 한때는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우리를 지켜주고 도움을 주는 대상이었다.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싫든 좋든 도시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미군 평택 이전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그들이 남기고 간 유산이 미래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큰 틀에서의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 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