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신설 없이 지휘·감독자 달라
시·도지사 권한 강화는 반영안돼
인력 충원없는 상황속 업무 가중
警 "제도 자리잡아 도움되게 노력"
경찰 권력을 분산하는 동시에 지역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의 '자치경찰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정치권은 경찰 권력의 분산과 균형을 도모하고 각 지역 특성과 치안 환경에 따른 민생 치안 정책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선 경찰들은 소위 통과에 우려와 존중의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경기도 등 지자체에선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면서도 지자체장의 권한 강화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점엔 아쉬움을 표했다.
2일 행안위는 법안심사2소위를 열어 경찰법 전부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경찰 사무를 자치경찰, 국가경찰, 수사경찰로 나누고 지휘·감독을 각각 시·도자치경찰위원회, 경찰청창, 국가수사본부장이 맡는 구조다. 별도 조직은 신설하지 않고 지휘·감독자만 다른 '일원화 자치경찰제' 형태다.
자치경찰은 관할 지역내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 안전, 교통, 다중 운집 행사 안전 관리, 학교 폭력 업무 등을 담당하고 국가경찰 사무는 자치 경찰 사무를 제외한 보안·외사·경비 등 임무를 맡는다.
지역내 노숙인·주취자·행려병자에 대한 보호조치, 공공청사 경비 업무 등 당초 자치 경찰 사무에 포함됐던 조항은 심사에서 삭제됐다.
수사경찰 사무를 감독하는 국가수사본부는 경찰청에 설치되고 2년 임기의 본부장은 치안정감이 맡게 된다. 경찰 외부에서도 모집해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치경찰제 도입 결정에 대해 경기도는 "자치분권 실현과 지역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위한 법 개정에 공감한다. 자치경찰제 전면 도입에 따라 차질 없이 시행을 준비하겠다"면서도 "자치경찰의 책임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한 시·도지사의 권한 강화를 위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지역의 한 경찰관은 "지휘 체계가 3개로 나뉘어 현장에서는 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어 현재보다 업무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력 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업무가 가중되면 치안 안정이라는 경찰 본연의 업무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지방경찰청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100% 자치경찰제가 아닌 중간 형태의 자치경찰로, 아쉬움은 남지만 그동안 많은 협의가 있었던 만큼 협의 결과를 존중한다"며 "이대로 법이 통과돼 시행될 경우, 바뀐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