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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경제부 기자
천재지변이 생기거나 국가적 치안유지가 시급할 때만 시행되던 통금(야간 통행금지) 시간이 부활했다.

8일부터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올라가면서 사실상 오후 9시 이후 야외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지난 1982년까지 시행됐던 통금 때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엔 밤 야외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예외가 없다. 확진자가 안 줄어들면 새해까지도 통금 시행이 연장될 수 있다.

50명 넘는 사람이 한 데 모일 수 없는 건 기본이고 웬만한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을 중단해야 하며 오후 9시 이후 모든 식당이 문을 닫는다.

추운 날씨로 실내 활동이 늘어난 만큼 확진자가 더 불어나는 걸 막겠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라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경제도 살리겠다는 조치지만 당장 소상공인·중소기업과 일반 시민들은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올 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곤두박질하고 폐업마저 피할 수 없을 만큼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그나마 기대하던 연말연시 대목마저 사라지게 됐다. 새해는커녕 내년 언제쯤 상황이 나아질지 예측도 어렵다.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부터 우리 일상을 옥죈 코로나 사태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둔 시민들의 답답함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집에서 연말을 보낼 것이란 이야기보다 어느 장소를 구해 모임을 할지 고민이라는 목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코로나19와 맞서 이기려면 당장 눈앞에 닥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보다 나중을 생각해야 한다. 모임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협조해야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

잠깐을 참지 못한 이기심에 또다시 코로나19에 굴복하게 되면 내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또한 통금에 묶여버릴 게 뻔하다.

/김준석 경제부 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