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테크닉스케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장 활성화된 항공기 수리·정비·분해조립(MRO) 전문기업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자체 정비격납고를 갖추고 있다. 화물항공기 정비를 전담하고 있는 이 MRO 전문기업이 올해 급성장을 했다는 보도다. 100시간 비행을 주기로 점검하는 경정비 기준으로 올 한해 정비한 항공기가 70여대에 이른다. 20대를 정비한 지난해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미·중 관계 악화로 미국 항공사들이 중국에서의 항공기 정비를 기피하고 있고, 홍콩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체류 시간이 짧아지면서 정비를 수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항공화물 수요 증가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MRO 전문기업의 가파른 성장은 한국 MRO산업, 그중에서도 특히 인천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인천 MRO산업의 활성화와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적인 허브공항을 갖고 있는 인천을 중심으로 국내 MRO산업의 장기 구상과 활성화 계획이 설계돼야 한다는 '상식'을 보여주는 구체적 실례다. 항공기 MRO의 국제적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을 성장의 교두보로 확보해 MRO산업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이룬 다음 그 성과를 국내 여타 지역으로 골고루 재분배하는 것이 누가 봐도 합리적이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방향과는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여당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모두 인천 MRO산업단지 조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줄을 잇는다.
현재 MRO산업을 놓고 인천과 경쟁을 하고 있는 지역은 경남 사천이다. 논란 속에서도 '인천은 대형, 사천은 군용 및 저비용항공기'라는 역할분담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면 이 구도가 깨지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또한 인천에게 유리하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가 대한항공 MRO와 '조인트벤처'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17일 한국항공서비스 민항기 정비동이 경남 사천에서 준공됐다. 연간 100대 규모의 중·장거리 항공기 정비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사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MRO전문단지 조성은 '친문 적자'로 거론되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역점 과제다. 인천 MRO산업의 꿈이 이대로 저무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사설]'인천 MRO산업' 정치적 희생양 되나
입력 2020-12-08 20:17
수정 2020-12-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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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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