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혁 저항 이겨내고 역사 진전 시켜야"… 입법 마무리 돌입
국민의힘 "법치파괴" 규탄… 대통령 면담요구하며 필리버스터 신청
21대 첫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정점으로 치달았다.
여야의 합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신청한 법안을 제외한 법안을 우선 처리했지만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속도전에 공수처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한 무제한 반대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 이날 자정까지 정부의 공수처 설치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의원총회에서 "참담한 날치기와 입법사기, 법치주의·의회주의·민주주의 파괴의 정점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긴급 면담을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사회 요구 24년만의 공수처 제도화'라는 역사적 의미를 내세우며 개혁입법 추진의 당위를 부각했다.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에 따르는 저항과 어려움을 이기며 역사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피해자인 김기현 의원을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내세웠다.
연단에 선 김 의원은 공수처 설치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무마하고 정권 연루 의혹 사건을 막으려고 공수처법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 공수처법을 최우선으로 배치한 채 개혁 법안들의 입법 마무리에 돌입했고,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것은 현 정권 비리 수사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온종일 힘겨루기를 펼쳤다.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밝은 얼굴로 서로 주먹을 부딪쳐 인사하며 '공수처 대장정' 마무리를 축하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눈에 띄었으나 지난 7일부터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공수처 반대 농성을 벌여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찌감치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회의장 앞에 도열해 '입법 독주' 규탄 구호를 외쳤다.
한편 여당은 수적 우위로 정기국회 종료와 함께 공수처법 필리버스터를 종결한 뒤 곧바로 10일 오후 열리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을 처리할 방침이어서 연말 정국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