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
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 및 무역 분야와 태(對) 테러전에서
협력하고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없애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공
동으로 노력한다는데 합의했으나 중국은 대북 접근 방법에서 대화에 초점
을 두었으며 부시는 대화와 경고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
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매체들은 부시 대통령이 전날 한국 도라산역을 방문
해 북한을 '악한' '감옥' 등으로 말한 비난 또는 강경 발언들을 아예 보도
조차 하지않아 북한을 보는 시각과 접근 방법 차이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인민해방군 의
장대를 사열하고 장주석과 회담을 갖고 오후엔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대만문제, 인권, 종교, 무기확산, 미사일방어 등
에서도 의견 차이들을 보였다. 장주석은 미국의 인권, 종교 문제 개입과 부
시 대통령이 일본에서 대만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미사일방어 계획을 계
속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두 정상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라 경제와 무역분야에서
중.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장주석은 WTO 가입시 합의한 경제와 무역
개방 약속들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농산물 수입 확
대를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밤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장주석이 초청하는 환영 만
찬에 참석하고 보안이 삼엄한 숙소인 미국계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 여장을
푼다.
그는 22일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조찬을 함께 하고, 오전 후진타오(胡錦
濤) 국가 부주석 안내로 주총리와 후의 모교인 청화대(淸華大)에서 학생들
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이어 장쩌민 부부 내외와 오찬을 함께 한다. 부시
대통령은 오후엔 만리장성을 둘러보고 중국을 떠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 후 4개월만에 중국을 다시 방문했으나 중국 공식 방문은 이
번이 취임 후 처음이다. 미 대통령이 4개월 사이에 중국을 두번 방문하는
것도 처음이다.
부시의 방중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1972년 2월21일 중국공산당 주석 마
오쩌둥(毛澤東)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방중한지 만 30년 되는 날 이루어
졌다.
이번 두나라 정상의 경제.무역 및 테러전 협력과 양국 관계 강화 합의로
미.중 관계는 일단 대외적으로는 순탄하게 보이겠으나 내부적으로는 이번
에 이견을 노출한 문제들로 인해 계속 갈등 소지가 잠재해있다. 중국, 대
만, 홍콩 신문들은 장 주석과 부시 대통령이 '견해가 같은 것들은 함께 추
구하고 견해가 다른 것들은 제쳐둔다(求同存異)'고 이번 정상회담을 묘사하
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