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격상 불가… 협의를" 입장에
李지사 "고충 이해 신속결단 기대"
경기대 학생들 항의… "직접 대화"
지역 교회 4곳, 생활치료센터 마련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적용을 검토했지만 정부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3단계엔 미치지 못해도 2.5단계보다는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를 자체 시행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병상 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도의 첫 긴급동원조치는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재명 도지사는 14일 SNS를 통해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도가 독자적 3단계를 검토하던 중에, 정부가 '단독 격상은 불가하다. 정부와 협의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정부의 고충과 고민을 충분히 이해한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큰 데다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이기 때문에 서울과 인천, 경기도가 동시에 격상해야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다. 경기도 입장에선 아쉽지만 정부 입장을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도 3단계 격상 시점이 이미 지체됐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정부가 엄중한 상황을 반영해 신속한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2일 정부 긴급방역대책회의에서 수도권 3단계 적용을 건의하면서 "안 되면 경기도만의 선제 시행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 도 차원의 거리두기 격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병상 부족은 경기도·방역당국의 여전한 숙제다.
더불어민주당의 권유로 파주시 여의도순복음교회(190실), 안성시 사랑의교회(150실), 광주시 광림교회(150실), 양평군 강남중앙침례교회(100실)에 생활치료센터가 마련되고 용인시는 자택에서 대기하는 확진자들을 임시로 관리할 40실 규모의 준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추진한다.
평택 박애병원은 민간병원 중 처음으로 거점전담병원을 자청, 코로나19 확진자 중 신장 투석 환자 70명에 병상을 제공키로 했다.
경기도 역시 첫 긴급동원조치를 통해 경기대학교 기숙사 절반을 생활치료센터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날 경기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사전 협의 없이 결정된 데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는 글이 가득 찼다. '기숙사 환불도 안 된다', '내일(15일)부터 바로 쫓겨 난다'는 등과 같은 글 등이 올라왔다. 이 지사가 이날 경기대를 찾았을 때도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에 이 지사는 "2개 동 중 1개 동만 우선 쓰면서 학생들이 이동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보상이나 임시 주거 조치를 통해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 학생들이 경기도와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태·강기정·김동필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