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만기 출소한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안산 집 인근이 유튜버들의 분별없는 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출소 당일 유튜버로 짐작되는 일군의 무리들은 조두순의 출소해 집에 도착하기까지 전 경로를 따라다니며 그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언행을 쏟아냈다. 일부는 경찰과 몸싸움도 불사했다. 가능한 한 자극적인 영상으로 구독자를 늘려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적인 소란으로 짐작된다.
조두순이 집에 들어간 뒤에도 이들의 소란은 그치질 않았다. 13일 새벽까지 조두순 집 주변을 배회하던 일부 유튜버들은 옷을 벗거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추는 것도 모자라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동네 전체를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조두순 집 배관을 타고 올라가는 고등학생이 있는가 하면, 조두순과 그의 가족의 외출을 유인하려 음식 배달을 시키는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 중 소란행위와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심각한 8명을 입건했다.
유튜버들은 법이 가볍게 처벌한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사적으로 단죄한다는 정의를 앞세운다. 조두순 집을 향해 고래고래 욕설을 퍼붓는 이유다. 그러나 이는 조두순의 범행에 희생된 피해자의 불행과, 그의 출소로 동요하는 인근 시민들의 불안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파렴치한 행위일 뿐이다. 남의 불행과 불안을 사익 실현의 수단으로 여기는 유튜버들의 엽기적인 소란은 피해자와 시민들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로 용납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조두순은 법정형을 다 마치고 풀려난 법적 자유인이다. 현재로선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재범의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일은 공권력이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이제 조두순은 당국의 철저하고도 조용한 관리에 맡겨야 한다. 그래야 조두순 거주지 시민들의 불안을 진정시키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또한 피해자와 가족의 트라우마도 줄일 수 있다. 공권력과 지역사회가 협력해도 오랜 시간이 걸릴 일이고, 우리 사회가 협조해야 할 일이다.
정의의 탈을 쓰고 조두순 팔이로 콘텐츠 수익과 유명세를 탐하는 유튜버들은 그의 집 주변을 끊임없이 맴돌며 간단없이 조두순을 호명할 가능성이 높다. 법의 경계에 걸친 반사회적 행위이다. 공권력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가 합법적 범위내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의 난동에서 시민과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사설]파렴치한 '조두순 팔이' 유튜버들
입력 2020-12-14 20:11
수정 2020-12-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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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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