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피해' 재입식 양돈농가 주장
환경부 "불가… 트랩 활용 집중"


야생멧돼지가 개체수를 늘리는 교배철이 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피해를 입었던 양돈농가들이 집중 총기포획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는 ASF 발생 지역에서 총기포획을 원칙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어 농가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23일 경기도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경기도내에서 ASF 피해가 컸던 연천군의 재입식 농가는 12농가로, 모두 4천558두를 재입식한 상태다.

지난해 가을 도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ASF가 창궐한 뒤 집중 방역 활동을 펼친 결과, 현재는 양돈농가에서 ASF가 발병하는 경우가 확연히 줄었고 이에 따라 지난 11월부터 재입식이 진행돼 왔다.

농가로서는 1년 이상 빈 상태로 방치했던 돈사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어서 그동안 입었던 경제적 피해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들 재입식 농가들은 오는 1월 말까지가 야생 멧돼지가 교배시기인 만큼 집중적으로 총기포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700두 가량을 재입식한 연천의 한 양돈농가 측은 "연천에서만 4천여두를 재입식 했고, (재입식을 위한)준수사항 평가가 진행 중인 5개 농가가 평가를 마치면 1천여두가 추가 입식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또 멧돼지로 인해 ASF가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총기포획이 필요하다. 한 번만 더 양돈농가에서 ASF 피해가 발생하면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군 역시 이런 상황을 감안해 환경부에 연천군 전곡읍·청산면 지역에 대한 총기포획 필요성을 전달했지만, 환경부는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임진강과 맞닿아 있는 미산면·백학면에서 총기포획을 실시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군은 포획틀과 트랩 등으로 최대한 방역망을 구축해 놓았지만, 겨울철에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면 미끄러져 포획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선 양돈농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총기포획이 오히려 ASF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총기 포획을 실시하면 총소리에 놀란 멧돼지가 타 지역으로 도망칠 수 있어 ASF 발생지역에서 총기포획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대신 포획틀이나 트랩을 활용해서 방역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연근·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