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진료 10.9% 늘어… 정부, 우울증 별개 '질병코드' 신설 검토
명상 앱 '마보' 누적가입자 20만명… 교보생명도 컬러테라피등 제공

"코로나19로 수능이 미뤄지면서 불안·우울 증세로 잠을 이루기 힘들었는데 온라인으로 '코로나 명상'을 하니 한결 나아졌어요."

'코로나 블루'로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긴 고등학생 A(19)씨는 최근 '마보' 앱으로 하루 1시간씩 마음챙김 명상을 했다.

코로나19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 환자가 많아지면서 정신 건강 서비스 업체가 주가를 높이고 있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면 진료를 기피하는 환자가 늘어 거의 모든 과목에서 진료 건수가 줄었지만 정신과는 유일하게 10.9% 늘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우울증과는 별개로 '코로나 블루' 질병코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가장 인기가 높은 건 명상이다. 명상 앱 '마보'는 현재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4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다.

현재 누적 가입자수는 20만명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가입자는 2배 이상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업체는 코로나19 치료자, 재택근무자,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들을 위한 명상 등 '코로나로 힘든 내 마음챙김 명상'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수면을 유도하는 콘텐츠가 호응이 높아 내년부터 가벼운 명상음악 콘텐츠를 강화할 예정이다. 심리상담 서비스 앱 '마인드카페'도 지난 3월부터 유료 가입자가 매달 2배 가량 늘고 있다.

기존엔 20~30대 여성이 주 고객이었다면 코로나 블루가 확산되며 40~50대나 남성 등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같은 우울증 환자끼리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누적 사용자가 80만명에 달한다.

이 업체는 최근 네이버 등과 손잡고 환자가 자신의 마음을 글로 적으면 처방을 내려주는 AI 상담을 도입해 내년에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명상·심리상담 업체들이 반응을 얻자 보험사 역시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교보생명은 자사 통합 고객서비스 앱 '케어(Kare)'를 개편해 마음건강·컬러테라피·명상·스마일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