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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로고. /국민의힘 제공

인천 민경욱외 5명 구제·경기 14명 중 정미경·김용남 등 대폭 물갈이
대국민 사과이어 인적쇄신 작업 '고무줄 심의'… 원외인사들 "희생양"

국민의힘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이어 인적 쇄신 차원에서 단행한 원외 당협 위원장 교체 작업이 '고무줄' 심의로 갈팡질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민경욱 인천 연수구을 당원협의회위원장과 경기지역 원외 당협 위원장 12명 등 총 13명의 당협 위원장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무 감사위원회가 각 지역 당협을 감사한 결과, 교체 권고 대상에 오른 총 20명(경기 14명, 인천 6명) 중 인천은 민경욱 전 의원만 교체하고 나머지 5명을 구제했지만, 경기도는 2명을 제외한 12명이 모두 '물갈이' 대상에 올랐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심사와 의결이 공정하지 않았고, 힘없는 원외 인사들만 희생양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인천은 애초 민 전 의원과 전희경(인천 동미추홀갑), 안상수(동미추홀을), 이원복(남동을), 이중재(계양갑), 정승연(연수갑) 위원장 등 6명이 교체 권고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비대위는 민 전 의원만 교체키로 하고 5명은 구제했다.

인천의 경우 당무감사를 전후해 지난 총선 이후 선거구에 실제 거주하지 않거나 지역 당원들과 갈등이 있는 위원장이 존재하고 있지만, 교체 대상에서 빠졌다.

실제 한 당협 위원장은 한 예능 방송에 출연, 서울에서 가족들과 살아가는 모습이 방영돼 지역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샀고, 또 다른 위원장은 아예 지역구에 얼굴도 보이지 않고 있어 당원들의 불만이 높다는 전언이다.

전국에서 선거구(59곳)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애초 14명이 교체 대상에 올랐으나 이중 공재광(평택갑) 전 평택시장과 나태근(구리) 위원장 등 2명을 구제하고, 나머지 12명은 모두 교체키로 했다.

지역구를 관리하지 않아 당 지도부로부터 경질되는 것은 당연한 경우이지만 같은 수도권인 인천에 비해 가혹한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교체지역은 수원을(정미경 전 의원)과 수원병(김용남 전 의원), 성남수정(염오봉), 고양병(김영환), 광명갑(양주상), 군포(심규철), 광주갑(조억동), 파주을(박용호), 의정부갑(강세창), 안양만안(이필운), 안양동안갑(임오영), 화성병(석호연) 위원장 등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협 위원장이라는 감투만 쓰고 지역을 관리하지 않으면 당연히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는 다 죽이면서 인천은 다 살리는 건 납득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감사 결과와 심의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른 시일에 이들 지역에 지역위원장 공모 절차를 거쳐 새 조직책을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