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대책본부 '금지' 규정 불구
시간 간격 두고 앞뒤로 예약 이용

"확진 나오면 다른 곳도 문 닫아야"


"6명도 입장 가능해요. 3명씩 다른 팀으로 예약하시고 캐디피만 2배로 내 주세요."

27일 여주의 C골프장은 '4명 플레이 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2+2명이나 3+3명이 7분 간격으로 카트만 따로 타고 시합은 같이 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수도권에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지 5일째인 27일.

일반적으로 4인 1조에 캐디 1명이 붙어 5인 경기를 하는 골프장(2019년 기준 수도권 175곳)은 혼란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대다수는 휴장하거나 기존 4인 예약을 3인으로 바꾸라고 안내했지만, 일부 골프장은 '꼼수 영업'을 하고 있었다.

최대 6인이 2팀으로 나눠 시간 간격을 두고 앞뒤로 예약한 뒤 카트와 캐디를 따로 사용하라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해당 골프장 관계자는 "3+3 예약을 받지 말라고 교육했는데 해당 직원이 타 부서 소속이라 잘 몰랐던 것 같다"면서도 "캐디가 2명이니 팀을 나눠 7분 간격으로 라운딩하고 식사만 같이 안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 골프장에 '이용자가 경기 보조원(캐디)을 포함해 4인을 초과해선 안 된다'고 안내했다.

캐디가 있으면 3인 이하, 캐디가 없으면 4인 이하일 경우만 플레이가 가능하며 6인 단체가 3인씩 두 팀으로 나눠 플레이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를 어기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자는 물론 이용자도 과태료 300만원을 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었다.

용인의 H골프장 관계자는 "세부지침에서 분명히 3인+3인 경기는 안 된다고 했는데 일부 골프장은 허용한다니 당황스럽다"며 "우리는 4인으로 예약한 기존 고객들에게 3인으로 바꾸라고 일일이 전화를 돌리는 등 규정을 지켰다"고 말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겨울은 전체 이용객의 3~4%에 불과한 비수기라서 골프장이 정부 지침을 따라도 크게 손해가 나지 않는다"며 "골프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다른 골프장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 방침에 따르는 것이 골프산업을 위하고 코로나를 이기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