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김포 조성 이어 고양도 추진
군포 벚꽃공원내 공간 '주민 갈등'
反 "사람보다 개 우선이란 말이냐"
贊 "편협한 사고방식이 안타깝다"
市 "배설물·목줄 등 민원 쏟아져"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경기도 내 곳곳에 반려동물 전용 놀이공간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를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반발 여론도 뒤따르며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15년 시흥 옥구공원 내 반려견 미니놀이터가 조성됐으며, 지난 7월에도 김포 하성면 일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포함한 태산패밀리파크가 문을 열었다. 고양시는 경기 북부권에 반려동물 공원이 없다는 점에 착안, 덕수공원 등지에 애견 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애견인들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반대 여론에 반려동물 공간 추진 과정에서부터 진통을 거듭해 왔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 2014년 분당구 금곡동 쓰레기매립장에 반려견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됐으며, 여주에서도 반려동물테마파크 추진과 관련해 상거동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 지지부진한 상태다.
부천시도 지난 2015년 중앙공원 내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했지만 거센 반대 여론에 밀려 두 달여 만에 폐쇄한 바 있다. 이후 애견인들의 요청에 지난 7월 부천 고강동 일대에 재차 반려동물 쉼터 조성이 추진됐지만 그린벨트에 대체지를 잘못 선정해 운영을 중단했다.
군포에서도 지난 4월 군포체육센터 옆 벚꽃공원 내에 반려견 전용 공간을 마련했으나 이를 두고 수개월째 찬반 여론이 맞서며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진 상태다.
기존 일반 공원 이용자와 반려견을 동반한 견주간 배설물 처리, 목줄 착용 등을 놓고 마찰이 빈번해지자 시에서 울타리를 설치해 공간을 분리했다. 하지만 오히려 애견인을 위한 공원으로 변질됐다며 반대 여론은 거세진 상황이다.
군포시민 정모(56)씨는 "덩치 큰 개가 입마개도 없이 풀어져 있으면 상당히 위협적이다. 왜 사람들 산책하는 장소에 이런 걸 만들어놓느냐. 사람보다 개가 우선이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애견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강모(29·여)씨는 "안전, 청결 등의 문제는 계도와 제재를 통해 개선해 나갈 일이지 무조건 없애는 게 답은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 네명 중 한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조그만 공간조차 빼앗으려는 편협한 사고방식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군포시 관계자는 "배설물 처리를 비롯해 목줄 등의 안전조치에 관한 내용의 현수막을 곳곳에 걸어놓고 견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런 공간 자체를 폐쇄하라는 민원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며 "반면 반려동물 전용 공간을 늘려달라는 여론도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