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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지낸 정미경 전 국회의원이 지난 4월 치른 제21대 총선거에서 낙선한 뒤 침묵을 지켜오다가 30일 여야 지도부의 정치행태를 놓고 날선 비판을 가해 이목이 집중됐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선거에서 지고 이틀 만에 한 분이 저를 찾아와 억울하게 법정 구속된 조카를 살려달라고 했는데, 제 처지가 누구를 도울 상태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승낙하고 말았다"고 운을 뗐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어 "1심에서 법정구속된 사건을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오랜만에 변호인으로서 법정에 서고, 일주일에 한 차례는 지방 교도소로 접견을 가고, 다시 검사 시절로 돌아간 듯 증거를 수집하고, 증인이 돼줄 사람을 찾아다니고, 꼼꼼하게 하나하나 점검하고, 집중했다. 그렇게 무죄를 받았다"고 전하는 등 선거 패배 후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근황을 소개했다.

어렵게 2심을 뒤집은 최근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 여야 정치권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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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SNS 캡처

그는 "정상적인 판사와 검사는 증거와 논리로 재판을 한다. 정치로 재판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정치세력들, 그들은 법치주의를 망가뜨려 그들의 세상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면서 "다행히 법치주의가 그 세력을 막아냈다. 이것마저 기적인 세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있는 여권의 견제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겨냥한 질책도 빼놓지 않았다. 정 전 최고위원은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 그들에게 속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에서 개혁하겠다, 인적 쇄신하겠다 하는 소리를 하는 자를 살펴봐 달라"며 "그것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집단지도체제이든, 단일지도체제이든, 비상대책위든. 개혁하겠다는 말은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말로 들으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권에서 개혁이 진정한 개혁으로 성공하려면, 개혁의 주체세력이 그들의 욕심을 버려야 한다"며 "자기욕심으로, 정적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개혁이 성공할 수 있겠나. 그래서 늘 개혁이 실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