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2012년比 2배늘어
자본잠식등 한계기업 도내 23.6%
2021년 경기도 경제가 전환점을 맞았다.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며 끝없이 오를 줄 알았던 생산가능 인구 증가 추세는 올해를 기점으로 감소로 전환된다. 순유입 인구는 나날이 줄고, 출산율이 급감해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는 곧 경제 생산력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전국 광역시·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보이고 있는 자영업자도 경기 경제의 뇌관이다. 부채를 떠안은 자영업자가 수년 새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유래없는 위기를 맞은 터라 위기의 기운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3일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도내 인구 증가율은 1990년대 4%대에서 2000년대 초반(2001~2005년) 3%를 거쳐 2000년대 후반부터 1%대로 하락했다. 2017년 인구증가율은 1.3%로 같은 기간 전국(0.2%)보다는 높지만 전국과의 격차가 꾸준히 4%p 나다가 1%p 정도 차이로 격차가 크게 축소됐다.
인구 자연 증가가 줄어든 것뿐 아니라 역외 순유입 인구도 줄었다. 특히 1990년대 역외 순유입 인구의 30% 이상 비중을 차지했던 15~29세 인구는 지난 2017년 기준 13.9%로 3분의1까지 추락했다. 이런 추세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이어졌다.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는 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2017년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청년층과 30대 위주의 역외 인구 유입으로 전국보다 고령화가 더디게 진행돼 온 경기도 역시 감소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자영업자 부채와 기업의 유동성 위기도 또 다른 부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2012년 80조2천억원이었던 경기지역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월 기준 178조1천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중 개인사업자대출이 전체 대출의 64.5%(114조9천억원)를 차지했고, 가계대출은 35.5%(63조2천억원)이었다.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자영업자가 전체 대출액의 84.6%인 150조7천억원을 차지했다.
빚에 짓눌려 있다는 점은 도내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통계인 지난 2019년 말 기준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00% 미만이거나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자본잠식 상태 중 한 가지 요건에 해당하는 '한계기업'은 도내 기업 4곳 중 1곳(23.6%)에 달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되자, 대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확대해 현금을 대량 확보했지만 직접금융시장 접근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은 현금 보유비중이 하락(20.5%→19.0%)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 등 간접금융시장 접근마저 제약되면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