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몇 이슈에 대해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놓고는 야당의 거친 비판이 이어져 향후 정국에서도 살얼음판 정국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온·오프라인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전례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과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솔직하고 소상하게 설명했다.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책도 다양하게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백신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 국민 백신 무료접종과 연내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대전제는 국민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공감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허무한 120분', '이럴 거면 왜 했나'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로만 채운 '허무한 120분'이었다"며 "이럴 거면 왜 회견하셨나"라고 힐난했다.

특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 관련 언급에 대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임했던 문 대통령은 피해 여성의 2차 피해를 '주장'이라 언급하며 안타깝다는 말 뒤에 숨었다"고 꼬집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거부한 데 대해 중진인 박대출(진주갑) 의원은 SNS를 통해 "가혹한 정치보복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지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며 "5년짜리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면 '내일의 문재인'은 '오늘의 박근혜처럼' 될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정의당은 "때를 놓친 입장 표명이 아쉽다"고 총평했고,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민 통합은 염두에 없고 오직 자기 지지 세력을 업고 그들 중심으로 다음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이다. 실망스럽다"고 글을 남겼다.

/정의종·이성철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