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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부터 '검체 채취' 봉사
외국인 서툰 한국말에 보람도


'교사이면서 의료인입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길게 이어질 줄 누구도 몰랐다. 경기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일하는 국미경(사진) 교사는 코로나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교사가 되기 전엔 간호사로 임상생활을 했었어요. 누구보다 의료인의 상황을 잘 알기에 코로나가 길어질수록 의료진의 '번아웃'이 걱정됐어요.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지면 정말 큰 일이거든요."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돼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지난해 8월께 2차 유행이 시작되며 의료현장의 손이 부족해지자 보건당국이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보건교사의 자원봉사를 원한 것이다.

"사실 먼저 (자원봉사와 관련된) 말을 꺼낼 순 없어요. 아무래도 학교이고, 학부모들의 민원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마침 보건당국의 공문이 학교에 왔고, 소식을 듣자마자 교장 선생님을 설득해 주말마다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국 교사는 그렇게 지난해 9월부터 고양 일산서구보건소와 덕양구 행신동 임시선별검사소 등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평일엔 보건교사로, 주말엔 간호사로 눈코 뜰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방호복을 꽁꽁 싸매고 5시간 내내 서서 일하면서 밥도 물도 못 먹고 화장실도 갈 수 없었죠. 그래도 검사를 받은 한 외국인이 서툰 한국말로 '안 아프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을 때 보람도 느꼈습니다."

코로나 대유행이 다시 시작된 겨울방학, 국 교사와 같은 마음으로 경기도내 보건교사들이 방학을 반납하고 각 지역의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겨울은 바이러스들이 가장 활성화되는 시기라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주변의 많은 보건교사들이 한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지금 의료현장은 '전쟁터'예요. 우리 의료진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싸울 수 있도록 힘들지만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세요."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