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신경 저하 65세 이상, 사고 발생률 6배 달해
골절·뇌손상 등 치명적 부상 가능성… 예방 중요
심적 위축땐 외출 자체 꺼려 '사회적 단절' 우려
올겨울 예년보다 눈이 자주 내리고 한파도 잦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시기다. 가천대 길병원 김철호 정형외과 교수는 "노인들의 경우 낙상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낙상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거나 떨어지고 부딪혀서 다치는 사고를 말한다. 특히 날씨가 추운 겨울철 발생 빈도가 높다. 이러한 낙상사고는 특히 운동신경이 떨어지거나 근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자주 일어난다. 65세 이상 환자의 낙상 사고 발생률이 65세 미만 환자보다 6배 높다는 통계도 있다.
낙상사고는 노인들에게 치명적이다. 살짝만 넘어져도 골절이나 뇌손상 같은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성별에 따라 사고 유형은 조금씩 다른데, 남성은 외상성 뇌손상, 여성은 고관절 골절이 자주 생긴다. 척추 골절이나 손목 골절 등이 생기기도 한다.
낙상으로 부상당하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척추 손상은 심하지 않으면 비수술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변형이 심한 경우 통증 조절을 목적으로 척추성형술 등의 시술이 필요하다.
낙상으로 인한 수술이나 시술 후에는 환자가 가능한 한 빨리 침상에서 일어나 일상생활로 복귀해야 한다. 그래야 욕창, 폐렴, 다른 기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한번 낙상 사고를 경험한 노인은 심리적으로 위축돼 외부 활동을 꺼리게 된다. 이럴 경우 근육이 퇴화하며 근력이 더 약해지는데, 근력 약화로 낙상사고 위험이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낙상사고로 외부활동이 위축된 노인은 사회적 단절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낙상사고도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예방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 반드시 장갑을 끼고, 그늘진 곳을 피해 걷는 등의 요령이 필요하다.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약은 복용을 피하고, 근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철호 교수는 "가벼운 낙상의 경우 단기간의 휴식과 스트레칭 등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평소 뼈가 약하거나 운동량이 많지 않았던 사람의 경우 골절 등의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가 판단이나 자가 치료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인 낙상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사회적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심각성이 더해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