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기업 회생(법정관리)을 신청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진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노사는 회생 절차를 개시한 뒤 매각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자체 논의 중이다. 매각 협의체의 한 축인 산업은행은 노조 측에 흑자 전 쟁의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태 정상화의 관건인 매각 협상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쌍용차는 차입금을 갚지 못해 지난해 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인정해 회생 절차 개시를 다음 달 28일까지 보류했다. 이 기간에 쌍용차는 대출 연장과 함께 새 투자자와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쌍용차 지분 매각협상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산업은행과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가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AAH 측에 콜옵션을 부여할지 여부도 논란이라고 한다.

협상이 난항인 가운데 산업은행은 노조에 조건부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흑자 전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단체 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동건 산은 회장은 최근 '쌍용차가 흑자가 나기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 없이는 단돈 1원도 지원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관련 업계는 산은이 쌍용차 추가 지원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조 측은 내부 의견을 취합 중인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사태는 2월 말이면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된다. 그 전에 자생력 확보를 위한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근로자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매각 협상이 타결된다고 당장 정상 궤도를 되찾는 게 아니다. 산업은행의 공적 자금 지원과 새로운 대주주의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일정 지분을 유지하기로 한 마힌드라가 추가 매각에 나설 경우 다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산은이 제시한 조건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노사는 물론 산은과 마힌드라가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