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들을 알고 있다. 근로계약상 문제가 있다면 고용노동부 또는 지역내 노동권익센터에 연락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들의 법적 보호 장치가 미약하다고 지적한다. 소관 부처 자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권 보호가 설립의 주된 목적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일한 구제 기관인 셈이다. 인권위 홈페이지에 있는 결정례들을 보면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외국인이란 이유로 게임 아이템 판매 제한, 외국인이란 이유로 병원의 진료 거부, 외국인이란 이유로 음식물처리기 판매 거부. 목록은 이어진다.
지난해 정부의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도 5건의 진정이 접수됐다. 외국인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건 차별이라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외국인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란 판단과 상반된 결정이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외국인 주민에게 동등한 행정혜택을 제공해야 하지만 정부는 이 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외국인을 배제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란 재난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부과되는 의무나 행동지침은 외국인도 따라야 한다. 따라서 외국인 주민에 대해서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권위의 언어를 그대로 인권위에 되묻고 싶다.
/남국성 정치부 기자 na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