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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1시 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LG베스트샵 앞에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관계자와 LG트윈타워 분회 조합원들이 LG제품 불매운동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2021.2.1 /김동필 기자 phiil@kyeongin.com

4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LG제품 불매운동을 선포하고 나섰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쫓겨난 채 고용승계를 해주고 있지 않는 LG를 향한 반발인 셈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LG트윈타워 분회 소속 청소 노동자 20여명은 1일 수원 장안구 정자동의 LG베스트샵 앞에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즉각 고용승계 촉구 LG제품 불매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LG원청은 LG트윈타워 고용승계 보장하라", "법원도 인정했다 고용승계 보장하라", "LG가 책임져라 고용승계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불매운동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노조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의 집단해고를 자행한 나쁜 기업 LG에 불매운동을 선언한다"며 "최저임금조차 '임금꺾기'를 해서 무급노동을 강요받는 현실을 바꾸고, 청소노동자라고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노조가입을 했는데, LG는 그 이유로 청소노동자를 집단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트윈타워대책위와 국회 을지로 위원회, 고용노동부까지 나서서 하청노동자의 고용보장을 위해 원청인 LG가 직접 나서 고용승계를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원청인 LG는 그 간의 협상과정에서 대화를 피하고, 신규 용역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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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1시 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LG베스트샵 앞에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관계자와 LG트윈타워 분회 조합원들이 LG제품 불매운동을 선포하며 박스를 짓밟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21.2.1 /김동필 기자 phiil@kyeongin.com

노조에 따르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명은 지난 12월 31일 지수INC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LG트윈타워의 건물 관리는 S&I코퍼레이션(S&I)이 맡고 있는데, S&I는 청소 업무를 지수INC에 재하청 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6일부터 로비에서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기준 48일째다. 노조가 2019년 10월에 생겼으니, 노조가 생긴 지 꼭 14개월 만에 해고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들은 지수INC에 대한 계약해지가 청소 품질 저하가 아니라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10년을 넘게 일해 온 청소노동자를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엄동설한에 집단해고했다"며 "조합원을 회유하고 협박하며 노조를 무력화하고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LG사측의 태도에 '불매운동'을 전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K(62)씨는 자필로 작성한 호소문에서 "저와 우리 동지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31일 전원 해고됐다"며 "농성 48일째인데, LG는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를 고용했던 하청업체는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이 소유한 친족기업이고, 중간하청업체도 LG가 100% 출자한 자회사"라며 "법원에서도 LG가 진짜 사용자이고,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고용승계가 이뤄질 때까지 LG제품 불매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말미엔 LG 제품이 적힌 박스를 발로 짓밟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민주노동 경기도본부는 "집단해고로 갈 곳을 잃은 청소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동자와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