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악령 내쫓는다" 장병 폭행 사망…목사, 항소심도 징역 4년

수원고법, 폭행치사 혐의 1심과 동일한 형 선고 아내·다른 목사부부 등도 원심 동일 징역 1년6월 집유 2년 선고

광교수원법원종합청사 모습. /경인일보 DB

몸속 악령을 내쫓아야 한다며 휴가 나온 20대 군인을 십자가로 폭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목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부(부장판사·엄상필)는 5일 폭행치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43)씨에 대해 원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했다.

A씨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아내 B(39)씨와 또 다른 목사 부부 C(49)씨, D(45)씨도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젊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다만 초범이고 피해자의 치료에 도움을 주려고 안수기도를 한 점, 유족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2월7일 오전 군생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신도 E(24)씨에게 안수기도를 하던 도중 십자가로 폭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들은 휴가기간 교회에 머무르기로 한 E씨에게 스트레스의 원원이 몸속 악령 때문이라며 자해를 하라거나 금식을 지시하고 구역질을 시키기도 했다. A씨와 C씨 부부는 합숙 나흘째 탈수상태였던 E씨를 상대로 마귀를 내쫓는 축귀(逐鬼) 사역을 하다 결국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사 C씨 부부의 두 딸도 범행 현장에 있었으나 큰 딸은 16세여서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으며 작은 딸은 9세로 형사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입건되지 않았다.

/손성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