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64% "명절 가족·친지 안 봐"
지역 리조트·골프장은 예약 꽉 차
K부장은 올해 명절 당일 유치원생들인 두 아들과 사랑하는 아내와 잠시 이별을 한다. 충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봬야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홀로 고향행을 택했다. 아내와 두 아들은 집에서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겐 영상 통화로 새해 인사를 드릴 계획이다.
반면 L사원은 명절 연휴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가족들이 모두 모이면 7명으로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저촉돼 이번 설에는 각자 집에서 보내기로 한 영향이 크다. 평년 기온보다 3∼7도 높은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수도권 밖에서는 오후 10시까지 식당 영업이 가능해 L씨는 여유로운 여행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설 세태를 바꾸고 있다.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조용히 집에서 보내는 가정들도 있는 반면,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가정들도 적지 않은 상태다.
9일 경기도가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85%가 설 연휴 기간에 고향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추석 때보다 6%p 높아졌다. 도민 64%는 설 연휴 기간 가족, 친지, 친구 등과의 모임이나 약속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고향 방문 대신 여행을 선택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평의 A리조트는 4인 기준 설 연휴 동안 방 예약이 모두 마감됐고, 용인의 B골프장도 설 연휴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다. 제주도에는 설 연휴에 14만명이 다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지역발생 273명을 기록해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지만 집단 감염은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가족·지인 간 만남이나 지역 간 이동으로 코로나19가 전염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