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급지수' 경기도 사상 최고
"세부계획 없어 불확실성만 키워"
洪 부총리 "1~2분기 후보지 발표"
정부가 2·4대책 발표를 시작으로 연일 수도권 주택공급 신호를 주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대상지 발표 없이 공급 예정 숫자만으로 수도권 부동산 수요를 돌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2·4대책 중 신규 공공택지와 관련해)구획획정 등 세부 사항을 철저히 준비하면서 1~2분기 후보지 발표를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공주택특별법·도시정비법·소규모정비법·도시재생법 등 관련 법안을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하고 3월까지 개정을 추진해 6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만호의 주택이 2025년까지 공급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2·4 대책의 83만6천호에 기존 발표대책 중 수도권 127만호, 전세대책 7만5천호를 더한 뒤, 중복물량 12만7천호를 제외해도 200만호 이상이 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신규 택지의 총면적이 기존 3기 신도시 5개를 합한 면적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각 부처 장관들이 직접 나서 2·4대책을 띄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2·4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 8일 조사 기준으로도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8.8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118.2)보다 0.6p 상승한 수치다.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매매수급 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주택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도는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124.9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가 말한 특단의 공급대책마저 수도권 부동산으로 쏠리는 투자 열풍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2·4대책에서 나온 주택공급 숫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대로 시장을 놀라게 할 정도는 맞지만, 구체적인 대상지가 없어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부동산 스터디 카페 등에서도 여전히 '지금 주택가격이 최저점일 것'이란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