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권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18일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의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임명을 앞두고 '경기테크노파크 신임 원장 후보의 자진사퇴와 경기도의 임명절차 중단을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18개 여성시민단체가 연대한 경기여성네트워크는 "성인지 감수성과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떨어진 인물의 경기도 산하기관장 임명을 반대한다"며 오 전 비서실장의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임명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기여성단체들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과 비서실 직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오 전 비서실장도 당사자로 책임감을 갖고 이성적 판단 능력을 보여야 했는데도 문제 해결 주체로서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며 "더욱이 과거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보냈던 편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는 등 2차 가해에 앞장서며 피해자의 고통에 무감했을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를 공개 압박하고 사건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남과 부산, 서울시에서 기관의 장이 연이어 일으킨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내하게 하면서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2차, 3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일련의 사건에 대한 성찰과 책임의식을 갖는다면 최소한의 자숙기간이라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경기도지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임명절차 과정을 중단하고 성평등한 도정 실현을 하는 데 함께 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며 "경기도가 성평등의식 수준과 권력형 성폭력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23일 페이스북에 박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과거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자필편지를 공개해 2차 가해 논란을 불러왔다. 오 전 실장은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공모에 지원해 심사와 공개 검증 등을 거쳐 지원자 9명 중 최종 1명으로 추려졌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임명 승인을 거치면 신임 원장으로 임명된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