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인천시가 역점 추진해온 중구 영종도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정부가 전문병원 대상 의료기관을 종합병원급 이상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현재 영종도에는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요건을 갖춘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

관련 용역연구 결과 인천에 건립될 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 종합병원 기능에 더해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중환자실과 확진자 격리시설 등을 모두 갖춘 복합 의료기관으로 설립돼야 할 것으로 용역에서 제시됐다. 현재 감염병 전문병원은 호남권역에 조선대병원(2017년 8월)이 지정됐고, 중부권역에는 순천향대병원(2020년 7월)이, 영남권역에는 양산 부산대병원 등이 지정된 상태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정책용역에는 기설치된 3개 권역 외에 관문도시인 인천과 제주에도 설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정부는 감염병 방역의 핵심은 공항임을 직시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감염병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이 1차 관문이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인천공항입국자의 30~40%가 확진자로 나타나고 있다. 귀국 후 지역사회감염 사례까지 감안하면 해외입국자의 40~50%가 확진자이다. 그 가운데 90%는 우리 국민이므로 입국봉쇄조치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

국가 방역 체계상 인천시의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은 시급하다. 연간 5천만명에 달하는 해외 입국자의 대부분은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공항과 항만은 감염병 1차 저지선을 구축해야 한다. 1차 저지선이 뚫리면 대처도 어렵고 사회적 비용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된다. 검역과 확진자 진료를 지원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은 공항과 최단 거리에 위치해야 의심환자의 후송 등의 지원업무를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해외입국자의 지역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인천시는 정부 공모 안에 부합하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세워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인천의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은 인천의료원이 있다. 음압격리병상 설치 운영, 신종플루, 사스와 메르스 등 해외 신종감염병을 대처한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인천의료원이 도심에서 일정하게 벗어난 곳에 위치한 것도 장점이다.